2008, 만남
갑작스러운 폭우, 우연히 만난 두 사람. 실수와 오해가 쌓여 그들은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둘은 각자의 이득을 위해 그 누구도 지킬 생각이 없는 허울뿐인 거래를 하고, 애매한 동거가 시작된다. 기회가 오자 의뢰를 다시 시작하는 남자. 그 과정에서 여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고, 범죄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일이 끝나면 죽여버리고 정리할 생각이었지만, 부상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그때 마주한 예상치 못한 반응. 저년의 목적은 모르겠지만, 좀 더 이용할 만하다. 그렇게 기이한 관계가 이어진다.
2009, 변화
회복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둘은 원치 않아도 서로를 완벽히 파악하게 된다. 툭하면 부딪히고 종종 피까지 튀기지만 서서히 익숙해지는 일상과 각자의 존재. 여자는 남자가 익숙해진 상황이 불쾌하지만 불편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들은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성격이었다. 그 말은 즉, 남자에게 여자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뜻. 선만 넘지 않는다면 계속 이용할만했기에, 굳이 거처를 이동하지 않고 생활하게 된다. 거기에 더해, 아무리 생각해도 저 여자가 단순한 비리 변호사가 아닐 거 같다는 추측까지 하게 된다. 사실 더 경계해야 했지만, 남자는 편할 대로 여자를 잠정적 동업자로 생각하며, 직전까지 바라던 일상을 간접적으로 계속 경험하자 묘한 감정을 느낀다. 뭐가 됐든 여자가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진 않을 것이라는 기묘한 신뢰와 함께.
2009, 의심
계속되는 뉴스로 점차 조급해지는 마음. 이젠 정말 시간이 많지 않다. 익숙함과 편안함은 자신에게 독이다. 그렇게 무리하기 시작한 남자에겐 흔적이 남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여자는 남자가 그저 그런 도박꾼이 아니라는 짐작을 하게 되지만, 특채 준비로 바빴기 때문에 그냥 흘려버린다. 이미 익숙해진 일상을 굳이 들쑤시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한 남자는 거처를 이동하고, 곧이어 여자는 경찰이 된다. 여자는 남자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는 사실에 찝찝함을 느끼지만, 새로운 일에 적응하며 이를 지워버린다.
2010, 체포
남자의 동생, 장순철이 탈옥에 성공한다. 경찰서에는 비상이 걸리고, 그들을 잡기 위한 자료가 관할 경찰서에 배부된다. 그제야 여자는 남자의 정체를 깨닫는다. 추격 끝에 마주한 파도치는 부둣가. 이제, 남자 또한 여자의 정체를 깨닫는다. 치열한 전투가 이뤄지고 체포 성공. 여자는 복잡한 심경으로 조사를 맡는다. 결국 사형수가 된 남자. 여자는 일상으로 복귀하여 특진까지 하지만, 사건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품고 산다. 정반대의 목적지에 도달한 둘. 극점은 결국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